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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춘천 교육환경·시설·사람들 좋아…北 떠나온 학생들 정착에 도움”(2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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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기순 작성일 21-07-21 14:40 조회 15,85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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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철이 만난 사람]"춘천 교육환경·시설·사람들 좋아...北 떠나온 학생들 정착에 도움"

 

 

북한 경수로원자력발전소 건설현장서 외환은행 지점장 근무

당시 가슴 아린 사연 보고 아파하며 귀국…퇴임 후 봉사 시작

대학 진학·취업 못 한 청년 위한 남한 내 가정·학교·사회 역할

 

남한서 北 출신들 차별 심해…능력 갖추도록 자격증 취득 주력

은퇴 교사 등 교육 담당…신축 청사 강원도·춘천시 많은 도움

선생님·직원 박봉 해결 못 해 죄송…여성 위한 학교 건립도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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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해솔직업사관학교 이사장(왼쪽)이 본보 신형철 경제부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영우 해솔직업사관학교 이사장이 학교를 설립하게 된 사연과 향후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신세희기자

 

 

1990년대 후반 북한 경수로원자력발전소 건설 현장 당시 북한의 처참한 모습을 직접 목격한 김영우(72) 해솔직업사관학교(이하 해솔) 이사장은 외환은행을 퇴임한 2000년대 초반부터 북한이탈청소년들을 돕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3년 춘천에 이들을 위한 해솔을 만들었다. 북한이탈청소년들의 자립·정착을 위해 애쓰는 김영우 이사장을 최근 만났다. 올해 초 완공돼 새롭게 입주한 춘천시 퇴계동 신사옥 사무실에서 만난 김영우 이사장으로부터 북한이탈청소년들을 돕기 위한 방안 등을 들어봤다.

 

■만나서 반갑다. 먼저 해솔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남한에 입국한 북한이탈청소년 중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거나 취업을 못 한 18세 이상 30대 초반 청년이 입학 대상이다. 이들의 심적 회복, 건강 증진과 함께 중·고등과정의 기초교육부터 자격증 취득, 취업 알선, 취업 후 지속적인 사후관리, 결혼을 통한 안정적 가정 꾸리기 등을 돕는다. 이들은 과거 북한에서 가정이 거의 해체되는 아픔을 겪었고 남한에서도 결손가정인 경우가 많다. 해솔은 남한의 가정, 학교, 사회의 역할을 모두 담당하면서 이들이 자기 실력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을 돕고 있다.”

 

■해솔을 설립한 사연이 궁금하다=“한국은행에서 부행장까지 30년을 일했다. 개인적인 아픈 사연과 성찰의 관점에서 제2의 인생은 사회봉사를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마침 외환은행이 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2003년 퇴임했다. 퇴임후 사회복지를 공부했고 곧바로 탈북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 관련 봉사를 8년간 했다. 그러다 강원도로부터 북한이탈청소년 교육기관 관련 제안을 받았다. 강원도가 요청한 만큼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춘천에 해솔을 만들었다.”

 

■왜 북한이탈청소년을 도우려 했는가=“탈북청소년과의 만남은 운명적으로 주어진 사명이었다고 생각한다. 1997년 가을부터 1999년 봄까지 북한의 경수로원자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외환은행 지점장으로 근무했다. 함경남도 신포항 인근 부지였다. 소위 북한의 ‘고난의 행군' 시절이었다. 어려운 시기였는데 가슴 아린 사연들을 보고 아파하면서 귀국했다. 그리고 은행을 퇴직하던 2003년 당시에도 많은 북한이탈주민이 속속 남한에 입국했다. 특히 청소년들의 경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던 시기였다. 그들이 이곳 남한에 ‘왜 정착하기 어려운가'에 대해 직접 겪지 못한 남한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나마 조금 겪었기에 다를 수 있어 그들과 함께 살고 있다. 개인적인 책무라고 생각한다.”

 

■청소년 교육에 앞장서면서 본보의 DMZ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DMZ평화상 수상은 정말 의외였다. 앞으로 잘하라는 격려라 생각하고 있다. 2013년 춘천에 정착했는데 저와 학생들의 연고지가 아닌데도 정착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춘천의 교육환경과 시설, 사람들이 모두 좋다. 해솔의 경우 교육 담당자만 모두 18명이나 된다. 모두 은퇴한 교사들이다. 허대영 춘천YMCA 이사장, 김선배 전 춘천교대 총장 등 각 과목별로 은퇴한 교사 등이 벌써 6년째 팀을 이뤄 교육을 담당한다. 그분들의 역할이 50%를 차지할 정도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런 도움으로 DMZ평화상을 수상했다고 볼 수 있다.”

 

■신축 교사가 인상적이다. 어떻게 짓게 됐는지=“청소년 등이 뛸 공간이 필요했다. 사기 진작 차원에서도 교사 신축이 필요해 3년 전부터 준비했다. 강원도와 춘천시가 많이 도와줬다. 설계도 국내 최고의 건축설계사 부부가 도움을 줬다. 해솔은 질적인 면에서 완성 단계에 들어갔다. 숨 가쁜 시간이었지만 의미가 있고 큰 발전을 이뤘다.”

 

■각 홀마다 후원 기관명이 명패로 부착된 게 인상적이다=“신축에 40억원이 들었는데 강원도와 춘천시뿐만 아니라 하나금융그룹, KB금융그룹, 아산재단 등에서 많이 지원해 줬다. 민간단체 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은데 해솔의 투명성과 진정성이 받아들여졌다. 그걸 기념하기 위해 명칭을 부착했다. 건물 입구 안쪽에는 후원자들의 이름을 모두 새겼다. 개인적으로 하는 것이기에 후원자들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후원자들에게 항상 감사하다. 학생들에게도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 남한의 기관과 회사 등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고 있다.”

 

■해솔의 성과가 궁금하다=“학생들을 우리는 해솔패밀리라고 한다. 현재 65명 정도인데 그중 30명은 취업을 해 현장에서 근무 중이다. 취업을 했다고 졸업은 아니다. 자격증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도 진행한다. 적응하지 못하면 직업을 바꾸는 것도 돕는다. 직업을 갖고 결혼을 해서 독자적인 가족을 가져야만 졸업을 할 수 있다. 탈북청소년들은 사실상 가정이 해체된 상태다. 결혼하고 새로운 족보를 세우는 것을 비로소 남한에 완전히 정착한 것으로 본다.”

 

■취업에 집중한다는 생각이 드는데=“기초공부 등을 거친 뒤 진로상담을 하는데 기술 교육에 주력한다. 이를 위해 폴리텍대학, 전문대학, 전문학원 등과 함께 자격증 취득 과정에 집중한다. 학생들의 경우 최근 자격증 3~4개는 기본이고 최대 10개가량의 자격증을 보유하기도 한다. 자격증은 취업에서 유리하다. 특히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능력을 갖추는 것에 주력한다. 기술이 있으면 취업해서도 설움을 안 받고 차별받지도 않는다. 그래서 탈북청소년들의 승부수는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이 능력이 되고 자산이 되면 브랜드로 성장한다.”

 

이 대목에서 한참을 생각하던 김영우 이사장은 과거 경험을 들려줬다. “서울 대안학교에서 탈북청소년들을 대학을 보냈지만 줄줄이 실패했다.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한 학생 중 상당수가 적응하지 못했다. 그때 더 이상 대학교육은 안 된다. 먼저 직업을 통해 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남한에서 북한 출신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 그것이 북한 출신들의 콤플렉스다. 그래서 더욱 자격증과 기술을 갖춰야 한다고 봤다. 또 이런 남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사회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평화통일과 남북교류를 쉽게 얘기할 수는 없다. 언론과 사회 리더들이 관심을 갖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꿈을 묻고 싶다=“꿈이 있다면 이제 다 했다. 이제 해솔의 내실을 키우고 더 많은 아이가 찾아와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돈이 필요하다. 매년 6억원 이상의 운영비 조달이 개인적인 고민이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과 필요한 것은 다해준다. 다만 해솔의 선생님들과 직원들의 박봉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가슴 아프다. 또 지금은 남자들만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별도 여성들을 위한 학교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탈북청소년 중 여성 수가 훨씬 많지만 쉽지 않다. 그리고 해솔은 강원도와 춘천시민들이 운영하는 다기능 생활공동체로 거듭나겠다.”

 

■김영우 이사장은

2005년부터 (사)남북문화통합교육원 이사와 이사장을 연달아 맡으며 탈북 아동 및 청소년의 심리치료 및 문화 적응에 앞장섰다. 동시에 탈북 청소년들의 대안학교인 셋넷학교 운영위원장으로도 활동, 학습공간을 조성하고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2013년 기숙형 대안학교인 (사)해솔직업사관학교를 설립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2017년에는 제13회 DMZ평화상 교류협력 부문을 수상했다.  2021-7-19 (월) 9면 신형철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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