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복지뉴스]일상이 예술,여수지앵 이야기 - 취향이 비슷해야 인연도 길다.(22.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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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예술, 여수지앵 이야기
내가 인도의 농촌마을개발센터의 NGO 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을 때, 탐욕에 물든 나이를 보내고 환갑을 자축하기 위해 인도로 봉사를 하러 오신 분을 만났다. 일상의 안락한 삶으로 부터 벗어나 또 다른 세상의 경험을 명상과 수행의 길로 여기는 분, 굳이 그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전형적인 강남좌파가 불편하기 짝이 없는 인도의 농촌마을에서 가난한자들 틈에 끼어, 젊은이들과 함께 봉사를 하며 길 위의 풍경화를 아름답게 그려내신 분이다. 나는 며칠 전 춘천으로 가서 그 분을 만났다.
그 분은 춘천에 있는 탈북청년 기숙형 대안학교인 해솔직업사관학교 김영우 이사장이다. 명문 에스법대 출신에 부행장까지 역임한 그 분과 나는 각각의 백그라운드는 다르지만 긍휼함을 어루만지는 성정이 같아 인연이 길게 이어졌다.
김 이사장은 1997년부터 1999년까지 북한의 함경남도 신포시에 경수로 원자력발전소 건설 당시 그곳에서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orean peninsula Energy Development Organization)라는 국제기구를 대신해 외환은행 초대 지점장으로 2년간 근무하며 북한의 가슴 아픈 실상을 가까이에서 경험 한 분이고, 나는 인도에서 살기 전에는 중국 하얼삔 북쪽 따칭이라는 곳에서 몇 년간 살면서 틈나는대로 중국 기행을 하며 목단강 지역 어느 농촌마을이나, 용정의 윤동주 생가가 있는 명동마을에서 머물며 동포의 삶을 잠시라도 공유 할 수 있었다.
새벽 닭소리에 눈을 뜨고, 매캐한 장작냄새로 시작되는 아침, 그 가난하고 순박한 그들의 삶 속에서 아픈 평안을 맛 보았고, 배고픔을 참다 못해 엄동설한 눈보라가 몰아치는 두만강을 목숨 걸고 건너 온 북한 군인과의 가슴 쓰린 만남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서로가 공감되는 동포애로 인연이 시작되었다.
그런 김 이사장은 김대중 대통령시절 북한 경수로 공사 때 외환은행 지점장으로 계시며 겪은 북한의 현실을 가슴 아프게 보았고, 그의 오늘이 있게 했다. 함경도에서 마주한 북한 주민들에게 받은 영감을 탈북민 대상 봉사활동으로 승화 했다고 한다. 그는 이들이 남한에서 자신의 족보를 만드는게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그 발판으로 직업학교를 통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는 과정을 구상했다.
자유를 찾아 왔지만 부모가 있든 없든 정신적 고아가 된 탈북민은 미래의 불안, 열등감, 깊은 외로움을 우리 남한 사람들이 결코 읽어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김영우 이사장은 북이탈청년들과 제3국 출생 이주 배경 청년들 중 미취학, 미취업으로 사회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국 유일의 대표적 자립모델 탈북청년 기숙형 대안학교인 '해솔직업사관학교'를 세웠다.
새롭게 신축된 학교를 안내 받아 들어간 이사장실은 건물 뒤편 후미진 곳에 창고자리로나 적합한 곳에 한 평 남짓한 공간을 차지 했고, 햇살을 가득 품고 있는 강의실, 교사실과 대비 되어 보였다. 이사장실 그 곳에 있는 것을 보며 그의 삶과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이 학교는 상근직원 7명에 봉사교사가 18명, 학생이 20여명 된다. 봉사교사 구성원은 퇴직 교육대 총장과 전직 교육감 등 과목별 교사 수준은 춘천 최고 명강사들로 포진되어 있고, 학교 수업은 인생 수업으로 이어지고, 학교가 후견인이 되어 가정꾸리기까지 완벽한 가정을 탄생시키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고 한다.
학교측으로부터 기부자의 벽으로 안내 받았다. 기부자 벽에는 우리 부부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으나 나는 오히려 적은 후원금 때문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학교 소식지를 보니 첫 면에는 일상적으로 기관장의 인사말이 들어가는데 이 학교는 대표 봉사자의 인사말이 자리 하고 있었다.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 해솔직업사관학교 김 이사장다운 면모다.
김 이사장은 정치적, 이념적인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북이탈 청년에 대한 관심만을 가지고 있다. 학교는 ‘남북의 창’이 되어 통일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기대에 앞서 서로의 간격과 인식의 차이를 좁히는 일을 하고 있다.
출처 : http://www.ebokj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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